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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우산악회


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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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007-03-22 00:00 조회5,9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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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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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 티 에인가 에프 킬랑가 고거 하게 되믄 농사꾼들은 그날로 제삿날이여” 버스 종점 모듬정에 모인 아재들이 국사를 논하고 계셨다. “뭔 수가 나긴 나겄재 죽기까지야 해불겄어?” “자넨 뉘 편이여. 여기가 미국이여?” 아휴 저러다 쌈 나실라. 우체국 댕겨오다 숨이 차서 자전거를 멈췄다. “임씨는 어떻게 생각항가. 죽어, 살어?” 에고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그라믄 차기 대권은 누가 유리한가?” “질문들이 보통 어려워야죠. 커피나 한잔씩 드실랍니까” “아따 그래줌사 좋재” 도합 세잔, 뽑아드리고. “근디 왜 대답이 없어?” “저는 어르신들 하자는 대로만 그대로 할랍니다” “와따 대답한번 이쁘네만 우리가 배운 것이 간달간달하니 판단 미스가 많단 말이시. 긍게로 잘 갈캐 줘야 써.”

커피 얻어 자셨다며 쑥을 한 움큼 쥐어주신다. “저그 논두렁에 오지게 올라와가꼬 아까침 뜯었네야. 쑥국은 끓일 줄 알재? 저녁엔 쑥국 드시게.” 이런 농부님네 죽으면 나도, 따라죽으리라.

<임의진/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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