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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우산악회


제무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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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훈 작성일2007-02-05 00:00 조회9,2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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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무시....

도데체 이게 무슨 단어 인지 아는 사람은 별로 ..아니 아무도 없을거 같다....

때는 지금으로 부터 거의 30내지 40년전 쯤...

1960년대...

 

그때는 위대한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영도 아래 경제 개발이 진행되고

보릿고개를 없애며 배고픈 백성을 없게 해야 한다는 그런 시절...

 

우리 작은 시골 동네에서 고만 고만한 꼬마 끼리의 잇슈가 있었으니

1.오토바이가 빠르냐..자동차가 빠르냐...

2.가장 빠른 자동차는 무엇이냐...

3.가장 힘이 쎈 자동차는 무엇이냐...

4.대통령은 김대중이 되야 하느냐 박정희가 한번 더 되어야 하느냐..

5.국회의원은 공정식(해병대 사령관 출신이다.)이 되어야 하느냐 박일이 되어야 하느냐..

..............

 

모 주로 이런 이슈로 니가 옳니 내가 옳니 하면서 딱지치기, 강에 멱감기,겨울엔 얼음 지치기,

동네 뒷산에서 전쟁놀이,새총으로 새 잡기,정월 대보름은 달집에 불붙히기,수박서리,

콩볶아 먹기,참외서리,....

참으로 바쁘게도 놀았다.

그리고 여름을 좋아 했다. 왜냐..겨울은 낮이 짧으므로 노는 시간이 짧았으니까...

 

그렇게 그렇게 살든 그때...

우리 동네에 지프차 한대가 지나가다 고장이 났다.

우리 동네는 외진 산골이 아니고 비록 시골이라도 경부선이 지나가는 기차역과

그때까지 포장이 안된 경부 국도 1 번을 동네 한가운데로 두고

 

경부선 완행 열차와 통근 열차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지나 다니는 그런 동네 였다.

철길 역시 우리에겐 훌륭한 놀이터 였고 경부선 철교 아래의 강은 우리들의 다이빙 장소요...

피라미 잡아 졸여먹는 훌륭한 삶의 터전이었다.

 

이런 동네에 지나가든 지프차 한대가 고장이 나서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운전사가 차를 고치고 있었다.

이런일은 우리에게 아주 훌륭한 관심의 대상이며 놀이 대상이 되었다.

그때는 자동차 운전을 하는 사람은 아주 위대해 보였고 또한 운전사는 훌륭한 직업이었으며

수입도 좋았고 딸을 낳으면 운전사 한테 시집 보낼려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그런 시절이었다.

 

고장난 지프차는 시동이 걸렸다 시동이 꺼졌다 하면서 우리 동네 맨 위에서 젤 아래 방앗간이 있는곳까지

(거리상으로 약 3키로 내지 4키로가 되지 않나 싶다.)갔다.

우리는 멈추다 달렸다를 반복하는 자동차를 따라 계속 뛰어 갔다가 서서 다시 고치면 우리도 빙둘러 구경을 하고 또 시동이 걸려 움직이면 우리도 따라 뛰어 가고..

 

마침내 방앗간을 벗어나 국도변을 계속 비리 비비 달리던 자동차는 방앗간을 한참이나 지나 다른 동네 초입에서 완전 수리가 되었다.?B차 운전사는 그때서야 기름 묻은 장갑을 벗고는 우리 꼬마들을 쭈욱 둘러 봤다.

우리 숫자가 한 6-7명쯤 되었나 보다..

자동차를 따라온 꼬마가 너무 멀리까지 따라 왔다고 느꼈던지 아님 시골 꼬마들이 거기까지 따라와 고마왔던지 어쨌거나 운전사는 우리들에게 다시 동네까지 태워 준다고 지프차를 탈것을 허락했다.

 

얼씨구나 좋다고 차를 탔는데..아뿔사 맨 마지막에 친구 하나와 그 바로 앞에 선 내 차례에 와서 그만 정원이 초과 되어 나와 내친구 하나가 차를 타기 못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운전사는 대단히 미안해 하며 먼저 차에 탄 친구들과 함께 부웅 동네로 달려가 버렸다.

자동차로 뭐..2-3분 걸렸겠는가...

그런데 터벅 터벅 걸어가는 내 발걸음은 자동차를 타지 못한 억울함과 친구를 배신하고 자동차를 타고 가버린 친구넘들에 대한 불만과 제접 먼 길을 걸어 가야 하는 피곤함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돌아 왔던 기억이 난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가 왜 이리 길어 졌노...

제무시 이야기 한다고 해 놓고...

동네 설명하다 보니 야그가 길어 졌다..

 

그런 동네에 어느날 경부 국도 1번에 대형 도락꾸 하나가 언덕을 굴러 떨어 졌다.

우리 동네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의 동네 마지막엔 경사가 급한 언덕이 있는데 바로 거기에 트럭이 굴러 떨어진것이었다.

 

이제 이 트럭을 끌어 올리는 작업이야 말로 우리들에겐 신나고 재미 나고 스릴있는 즐거운 놀이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과연 저 도락꾸를 무엇으로 끌어 올릴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분분 했다.

 

무슨 힘이 쎈 자동차가 와서 끌어 올릴것이다 라는 의견에 다들 의견 일치를 보았으나 과연 그 자동차가 어떤 자동차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작업은 하룻만에 이루어 지는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2-3일은 우리에게 기대와 함께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런 즐거운 며칠이었다.

 

마침내 읍내에서 힘이 엄청쎈 자동차가 왔다.

우리는 그 이상하게 생긴 자동차가 무슨 자동차인지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어른들이 이야기 하는것을 누가 들었다.

 

저 자동차 이름은 '제무시'다...

제무시...아..그이름도 찬란한 제무시...

힘도 쎄다 제무시...

 

자동차 뒷쪽에 감긴 와이어가 언덕 아래에 굴러 떨어진 트럭을 와이어가 감아 자동차가 서서히 끌려 올라 오는데 우리는 그 제무시의 엄청난 힘에 감탄과 환호를 지르고 심지어는 박수까지 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그 일은 끝이 났고 우리들은 가장 힘이 쎈 자동차는 '제무시' 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산으로 가게 되었는데 시내에 다니는 버스를 유심히 보니까

버스 메이커 이름이 Chevrolet 라고 영어로 쓰여 있는것이었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 보니 미국의 제네럴 모터스 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이름이 시보레 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 버스는 시보레 기종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신진자동차(나중에 대우자동차로 바뀜)가

미국의 GM(제너럴 모터스)과 합작하여 생산한 버스 이고 그 버스 앞에 C H E V R O L E T라고 마크가

붙어 있었다.(이 단어를 처음에 사전을 찾아 보니 시보레 라고 읽는 것이 아니고 '세브럴레이'라고 발음기호가 되어 있었다.그래서 나는 그때 세브럴레이 라고 불렀다.)

 

고등학교3학년이 되었을 무렵 버스 이름이 다시 바뀌었는데 대우자동차에서 버스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버스 앞에 커다란 영어로 G M C 라는 마크가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지엠씨? 그러니까 제너를 모터스 컴퍼니의 약자 이다.

 

지엠씨?...... 지에무씨?............ 제무씨?

 

아...나는 제무시의 뜻을 거의 10여년 만에 알게 되었다

제무시..바로 그 말은 지엠씨 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 힘이 쎄고 위대했던 그 견인트럭의 이름은 제무시가 아니고 바로 지엠씨

즉 제너를 모터스에서 생산한 자동차 였으며 그것은 자동차 이름이 아니고 자동차 회사

이름이었던것이다.

 

영어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오면서 일본을 통해서 영어가 들어 왔다.

아시다시피 일본사람은 받침 발음을 못한다.

그러니까 엠을 '에무'라고 발음한다. 우리가 어릴때 '홈런'은 '호무랑'이었고 트럭은 도라꾸 였으며

지엠씨는 제무씨가 되었던 것이었다...

 

곁들여 한가지 더 이야기 하자.

자동차 회사 이름이 자동차 이름으로 나온얘기..

바로 폭스바겐에서 나온 비틀이라는 자동차..지금은 뉴비틀로 새로나왔다.

근데 예전에 그 자동차 이름이 폭스바겐이었다..ㅎㅎ

인간 시장 이라는 소설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국회의원 까지 한 김홍신의 '바람 바람 바람' 이라는

소설도 주인공 샤르뎅 킴이 좋아 하는 자동차 이름은 폭스 바겐으로 나온다...ㅎㅎ

 

아직도 그런 이름이 있다.

자동차 혼을 크락숀 머리 깍는 기계를 바리캉 이라고 하는데 다 이 이름은 메이커 이름이다.

 

어쨌거나 제무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오고 그때 그 어릴때의 추억이 참으로

즐겁기만 하다.

 

 

 

 어릴때 세상에서 가장 힘쎈 자동차인줄 알았던 제무시와 비슷한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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